2010년 3월 2일 화요일

박스타 이야기

2001년 봄.
제대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던 주말이었다.
친구가 여의도에 인라인타러 가잔다.
선배가 타는 인라인 동호회가 있다며.
어릴 적에 로라좀 타본 터라, 흥미가 생겼다.
돈 3000원 정도를 내고, 플라스틱 인라인을 신었다.
여의도 광장을 누볐다.

며칠 후 동대문. 한 스포츠 매장.

- 아저씨 이 바퀴 쪼그만건 무슨 스케이트에요?
> 아 이거 어글이라구요 묘기하는 스케이트에요.
- 이거 잘 나가요?
> 아 그럼요 무지 잘 나가죠.


이런건데..


이걸 샀다.



개뿔.
바가지도 썼다.
어머니 카드로 긁었는데.

NC Wave 라는 동호회에 들며 인라인을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했다.
피트니스 인라인 동호회에서 어글을 탔다.

그 해는 정말 미친듯이 인라인을 탔다.
비가와도 비가 닿지 않는 지하공간을 찾아 탔다.
서울 시내 인라인 신고 안가본 곳이 거의 없을 정도다.
주행연습을 많이 해서 바퀴, 베어링만 수십개를 갈아끼우며 너덜너덜해질때 까지 탔다.
한 쪽으로만 너무 넘어져 허벅지에 테니스공 크기만한 고름이 차올라도 병원에가서 빼고 그 다음날 또 탔다.
여의도 - 잠실만 수십번을 왕복했을꺼다.

그러던 어느날.
여의도 한 구석에서 인라인을 신고 돌에 막 올라타 미끄러지는 사람들을 보았다.
나랑 같은 종류의 스케이트를 신고.

타보고 싶어 동호회들을 검색했다.
프리챌 검색결과.

내 20대 대부분을 함께 보낸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폭풍어글딴.

몇 명 되지는 않고 나이 어린 친구들도 많았지만 하나 둘 배우며 열심히 탔다.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도 입고, 살이 패이고 까져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짐승같이 탄다고 할 정도였으니.
튕겨 날아갈 지라도 마구 달려와서 돌에 몸을 날려댔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랬나 싶다.

내가 팀에 들어갈 당시. 심마스타가 있었다.
당시 프리챌 에서는 시삽을 [마스타]라고 칭했었다.

다음 시삽은 주성준 마스타, 일명 쭈마스타가 되었다.
쭈마 라고 부르기도 했고.
쭈마스타가 군대를 간단다.
그러면서 다음엔 내가 이어받게 되었다.

그리하여 박마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날인가 부터 팀에서 박스타라 줄여 부르기 시작했다.

다른 닉네임들 보다 참 애착이 가는 이름이다.
오래오래 사용하게 될듯한 이름.

회사에서 조차도 박스타로 많이 불리는데 싫지 않다. ^^

지금은 장사범이 팀폭풍을 꾸려가고 있다.
앞으로도 쭉 이어져 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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